쿤사마께서 JCS를 쓰셨다면.

JCS에서 유다나 헤롯의 시니컬함은 쿤사마의 정서와도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다가 만약 JCS를 팀 라이스-로이드 웨버가 아니라 쿤사마 - Levay 콤비가 손댔다면 어떤 작품이 나왔을지 망상을 해봤다.

그 경우 최후의 만찬에서 사도들은 결코 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베드로는 빵을 준비하고 도마는 포도주를 찾으며 바울과 요한은 로마 정세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유다를 제외한 열 한 명의 사도들이 제각기 딴 소리를 하다가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 화음으로 엮어지는 가운데 지저스가 등장하여 분위기를 다잡는다.

지저스:

계속 저녁상 차려라.
게으름 피우며 어정거리지 마!
내 교단은 낙원이 아니다.
나는 겸허와 부지런함, 그리고 규율을 요구한다.
그게 안맞는 자는
로마 군대나 입대해버려.
준비가 다 되었나?
사람 낚을 그물은 다 짰고?
유다는 어딨나?

베드로:

지저스, 유다가 왔습니다.

유다:

우리 교단의 진흥을 위한 계획서를 짰습니다.
우리 마음에 천국을 세울 수 있을 거예요.
지저스 같은 사람의 아들은
여지껏 들어본 적도 없을걸요.
이런 근사한 계획은
적어도 신의 아들은 되어야 짜낼 수준이 되지요! 

유다의 건방에 분노한 지저스는 "내가 아니면 너의 엘리트 두뇌도 한낱 종이 조각"이라며 계획서를 갈기갈기 찢고 유다는 분노하여 반항한다. 지저스는 유다와 똑같은 수준으로 응대하고 둘이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라 티격태격하는 동안 사도들은 뒤에서 흥겨운 화음을 넣는다. 자기가 한 마디 할 때마다 꼬박꼬박 맞받아치는 유다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저스는 베드로에게 유다를 발로 뻥 차서 쫓아내라고 지시한다. 그렇게 유다는 파문당한다. 한편 과거 업소 생활을 청산하고 지저스 패거리에 끼어들었으나 옛날 생활 습관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막달라 마리아는 낮밤이 바뀌어 해가 진 후에야 일어난 후 이미 파장나고 설거지 감만 잔뜩 쌓인 만찬장을 둘러보며 "가정부 일은 끝나는 법이 없어. 그래서 난 아예 시작을 안해"하고 노래한다.

약이 잔뜩 오른 유다는 시장터로 나선다. 유대인들이 향유 가게에 줄을 지어 서서 가게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유다는 군중들 앞에 서서 가게문에 내걸린 푯말을 읽는다.

유다:

오늘은 향유 배달이 되지 않았음.

군중들:

또 헛걸음 했네.
늘상 그랬듯 병은 비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헛되이 기다렸네.
밤중부터.

유다:

누가 너희 향유를 가져갔는지 알고 싶나?

군중들:

말해라, 누구인가?

유다:

향유는 몽땅 그의 몫이다!

군중들:

누구 몫이라고?

유다:

너희들의 JC! 그가 우유를 어디다 쓰냐면…

군중들:

어디다 쓴다고?

유다:

…발 닦는 데!

군중들:

뭐라고?

유다:

그렇다!

여자들:

이 무슨 스캔들이람!

유다:

스캔들이지!

여자들:

그가 그럴 줄은 몰랐어.

유다:

너희는 그가 그럴 줄은 몰랐지.

남자들:

그 향유를 팔면 우리 가난한 자들에게 돈을 나눠줄 수 있을텐데...

유다: 

그 향유를 팔면 너희 가난한 자들에게 돈을 나눠줄 수도 있을텐데!

남자들:

…그 작자는 그걸로 발을 닦는다고…

유다:

그걸로 발을 닦는다!

분노한 군중들은 "매달아라! 십자가에 매달아라!"라고 고함을 질러대고 유다는 그들을 부추긴다. 한편 남들 앞에서는기세 당당하게 유다를 파문해 쫓아내긴 했으나 내심 그를 잊지 못한 지저스는 겟세마네 동산에 쪼르르 올라가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습니까"하고 신을 상대로 하소연한다. 그러자 하늘에서는 신이 보낸 죽음의 천사가 내려와 지저스와 함께 "그림자는 길어지고 세상은 멸망해가는데 아무도 그것을 보지 못하네"라는 이중창을 부른다. 그 와중에 천사는 지저스를 붙들고 맹렬하게 흔들어대며 "로마 황제에게 반역해, 정당 방위로 행동하라고!"라며 부추기고 미친듯이 흔들리는 나머지 정신이 혼미해진 지저스는 정당 방위라는 말만 알아듣고 "정당 방위?"하고 맞받으며 꼬임에  넘어간다.

동산에서 내려와 지저스 황제로서 시대에 저항하려는 우리의 주인공, 가이사에게서 가이사의 것을 뺏을 계획을 짠다. 하지만 이미 유다가 유대인들을 부추겨 지저스에게 등을 돌리게 만든데다 역모 모의까지 실패로 돌아가는 바람에 사면초가에 빠진다. 유일하게 믿을 상대는 충성스러웠던 제자들. 그러나 제자 베드로마저 "난 오래 전에 어부 그물을 팽개치고 집을 나왔죠. 그 후 아무에게도 아는 척 한 적 없어요. 당신을 위해서도 안해요."하며 지저스를 세 번 부인한다. 재판장까지 끌려가는 지저스.

재판을 맡은 빌라도는 깜빡 잠이 들었다가 악몽을 꾼다. 가라앉고 있는 로마제국의 배 위에 그가 서 있으려니 옆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유다와 막달라 마리아가 "지쟈스는 어디있나?" "지쟈스, 나의 지쟈스 말인가?" "나의 지쟈스다!" "나는 그에게 향유를 선물했다." "보잘 것 없는 선물이군."하면서 개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이윽고 유다가 "헤, 빌라도! 때가 되었다!"하고 외치며 빌라도의 손에 재판봉을 쥐어준다. 잠에서 깨어난 빌라도는 얼떨결에 그걸 내려치고 그리하여 지저스의 처형이 결정된다.

십자가를 짊어지고 처형장으로 향하는 지저스. 그 옆에서 유다는 십자가 목걸이, 찬송가 책, 기독교 성화 등 온갖 기념품을 떨이로 팔며 "지저스의 삶에서 남은 게 뭡니까? 키치! 키치 뿐이지요!"하며 약을 올린다. 결국 못박혀 숨을 거두는 지저스. 하지만 사흘만에 부활하여 얼렁뚱땅 유다와 화해한 뒤 공주님 안기로 승천한다.

뒤에 남은 사도들은 은퇴한 뒤 후세에 이름을 남기겠다고 가스펠을 썼으나 원고를 잃어버리고 목매달아 자살한다. 





 

by 하일트 | 2006/01/27 10:54 | 뮤지컬 잡담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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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황금숲토끼 at 2006/01/27 11:45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아드소의 악몽이 생각나는군요. 가라앉는 로마 제국의 배에서는 사도들이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독재관, 암살!"(열한명이 달려드어 벌집으로 만든다) "키케로, 언론인, 음독자살!" (병을 쥐어주며 독을 마시게 한다.) 같은 걸 하고 있는 겁니까(데굴데굴데굴) 되게 보고 싶은데요, 특히 공주님안기 승천이 ;ㅂ;b
Commented by rucien at 2006/01/27 11:47
으하하하. 강하십니다. 진정 강하십니다. 어쩜 좋아. 이제 쿤체+리바이 콤비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 시놉시스가 떠오를 거예요! - 십자가는 기울었다. 은화 30닢을 버려라. 사흘만에 부활한 나를 더 이상 기다리게 하지마- 인 겁니까.orz
Commented at 2006/01/27 12:1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알테마 at 2006/01/27 12:26
으하하하하하하;ㅁ;(쓰러져 웃는다) 엔딩이 너무 걸작입니... 유다와 막달라 마리아의 싸움도 너무 걸작입니...(저 둘이 원래 저런 관계긴 하지) 앞으로 지저스 들을 때마다 이거 떠올라서 진중하게 못들을 것 같습니다OTL

덧-오타가 있습니다:) 항유, 부분에서 향유가 우유로 대체된 곳이^^; 너희들의 JC! 그가 우유를 어디에 쓰느냐 하면... 이라고 되어 있어요.
Commented by 하일트 at 2006/01/28 01:35
황금숲토끼/열 한 명이 달려들어 카이사르 벌집 만드는 거 멋진데요, 저도 몹시 보고싶어집니다. 비아이 님께 대본을 써주십사 부탁드려 볼까요.

rucien/흐뭇한 결말 아니겠습니까. 사도들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형식주의/자네가 성경 패러디에 취미가 있는 줄은 몰랐네. 이거든 뭐든 맘에 드는 포스팅 있음 축전으로 갖게나.

알테마/아이고, 저런, 유다 녀석이 정신이 없어서 삑사리를 냈군요, 그래. (황급히 무마한다)
Commented by 당근 at 2006/01/28 14:04
"로마 군에나 입대 해 버려!" ㅠ.ㅠ 하일트님 최강이십니다.OTL
Commented by viai at 2006/01/28 17:13
난 화도 냈고, 땡강도 부리고, 마리아랑 머리채도 잡아봤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에 대한 내 사랑을 포기할 순 없었어.
목사들이 당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것은 헛된 일!
왜냐하면 당신은... 나만의 것이니까!

뭘 제가 더 손을 보겠습니까. 이미 세 분(...)이 완성을 해 놓으셨는데. 근데 안겨가는 사람이 예수님이 아니라 유다예요? 와 출세했다,유다 ;_;
Commented by 하일트 at 2006/01/29 06:56
당근/뭘요, 최강은 역시 콜로레도 대주교님이시지요.(겸허한 척 한다)

viai/'목사들이 당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것은 헛된 일' 좋군요~ 안겨가는 게 예수인지 유다인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일부러 애매하게 처리했죠.;;
Commented by Prin at 2008/08/16 13:55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사실은 요전에도 네이버(아마도...)에서 JCS를 검색하다가 들른 적이 있었는데요, 그 때는 인사를 못 드렸네요^^

와우.......이런 생각을 하시다니, 정말 -_ㅠ
뭔가 하일트님의 글을 읽고 있자니
이걸 대본으로 해서 바로 극 만들어도 되겠는걸요???
지금 키득키득거리느라 배아파요////////////////////아놔...;ㅁ;

'향유배달이 되지 않았음' 한마디로 군중을 조종하는 유다라///
으하하하!!!!!!!정말 유다 답네요//

링크 추가하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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