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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ce and Future King- T.H. White
웹상에서 알고 지내는 영문학 전공의 영국인(...이자 데네파라 팬픽녀)이 "아발론의 안개보다 낫다!!"고 추천하던 아더왕이 나오는 현대 소설. 아발론의 안개를 재밌게 읽었던 터라 호기심이 동했지만 영어로 된 걸 읽자니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 것 같아 이걸 어쩌나 했는데 마침 당근 님이 블로그에서 이 소설을 직접 번역해 올리고 계신다. 당근 님이 번역하신 부분까지 읽고난 느낌은 아발론의 안개와는 소재는 같되 장르가 다른 거 같다는 점. 아발론의 안개가 역사 판타지라면 The Once and Future King 쪽은 패러디 가상 역사물이라고 해야 하나. 그러니까 아발론의 안개의 경우 작가가 캐릭터들을 기존 이미지와는 다르게 재해석하고 여성주의적 시각을 집어넣는 등의 가공을 거치긴 했으나 시대 배경이 아더 왕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고대말 중세초로 잡혀 있고 "아마도 아더왕 전설이 원래는 이런 이야기가 아니었을까"라는 식으로 일말의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반면 The Once and Future King은 <아더왕 전설이 원래는 어떤 이야기였을까>라는 데는 별로 관심이 없다. 오히려 이 소설의 소재는 <역사적 변형을 거치기 전 아더왕 전설의 최초의 원형>이 아닌 <후세인들의 시각에 의해 변형되고 가지치고 풍성해진 아더왕 전설>에 더 가깝다. 소설의 배경 부터가 아더 왕이 살았을 중세 초가 아닌 아더왕 전설이 한참 번성하고 가지치던 중세 말이고 등장 인물들은 전쟁과 기사도에 대해 지극히 현대적인 시각의 대화를 나눈다.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사는 마법사 멀린이 히틀러를 인용하며 아더 왕을 가르치는 부분은 마치 작가가 대놓고 "이건 패러디거든요?"하고 말하는 것 같음. 작가의 유머 감각이 군데 군데 빛을 발하지만 당근 님의 말씀에 따르면 뒤에 가면 눈물 날만큼 찡하고 가슴 벅찬 이야기가 된다 하니 앞으로의 줄거리를 계속 기대해도 좋을 듯. 평소 아더왕 전설에 관심 있었거나 이런 유의 역사 갖고 하는 농담을 즐기는 분들은 당근 님 블로그에 들러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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