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동인녀 20문20답
글로벌 동인녀 20문20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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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신이 동인녀임을 자각하고 있습니까?
-(거만하게)자각하고 있으니까 이 20문20답을 하는 거 아뇨.(오거님에게 맞는다)

2.자신의 동인성을 나타내기에 그림과 글, 어느쪽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나요?
-원래는 글. 하지만 언어의 장벽으로 해외쪽에서는 그림으로 활동 중.

3.해외에 동인물품을 구입 또는 동인행사에 참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나가 본 적이 있습니까?
-동인 활동을 위해 가볼만한 나라라고는 일본 정도일텐데 일어가 까막눈인 고로 가봤자...입니다. 일본 땅을 밟아본 적은 있지만 동인질과는 상관없이 전공 때문에 간 거였습니다.(일본 대학 독문과와 교류 건으로)

4.국외 동인녀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까?
-옙

5.알고 있다면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원래 동인질이라는 게 한국땅에서 자생적으로 생긴 거라기보다는 일본의 영향을 받은 거였으니까 일본 동인녀의 존재는 처음부터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이 세계에 입문한 것부터가 일본 만화가 시작이었거든요. 영어권 동인녀의 경우 반지 원정대의 비밀 일기로 처음 알게 되었고 그 무렵 링크 타고 영어권에서 이 사이트 저 사이트 돌아다니다 독일어 사이트를 맞닥뜨리고 독일에마저 그런 사람들이 산다는 걸 알고 경악했습니다.(그 사실을 알기 전 독일에서 어학연수와 교환학생 건으로 3학기를 보냈지만 전혀 눈치채지 못했음)

6.주로 어느나라의 동인싸이트를 자주 갑니까?
-몸담고 있는 반지 팬덤의 경우 영어권이 가장 세력이 크므로 주로 영어권을 다니다가 최근 독일 동인녀의 초대;;로 독일 커뮤니티에서도 놀고 있습니다. 동인 규모로 치면 일본도 결코 작지 않은 규모지만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다 정서적으로 영어권이 더 맞기 때문에 일본어권은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가보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반대로 제 개인 사이트를 방문하는 영어권이나 독일어권 동인녀도 있습니다.(일본인도 조금 있을 거라 추정되나 일본인들은 흔적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음)

7.국외 동인 싸이트를 알게 된 후 그 나라의 언어실력에 변화가 있었습니까?
-영어는 좀 늘었습니다. 팬픽을 읽으면서 독해는 당연히 늘기 마련이고(다만 반지는 고어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실용 영어를 익히는 데는 덜 효율적입니다.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라면 차라리 현대가 배경인 작품을 패러디한 팬덤에서 놀 것을 권합니다) 영어권 동인녀들과 가끔 멜질이나 메신저질을 하면서 작문도 조금 늘었습니다. 독일어권은 최근 들어서 돌아다니기 때문에 불행히도 독일어는 아직 별다른 진전이 안보입니다. orz(사실은 영어보다 독일어가 더 급박하건만!) 일본어의 경우 가타카나로 파라미아와 데네소루, 아라고룬 등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얼마 전에 '우케'라는 단어가 뭘 뜻하는 건지 배웠습니다. 하지만 번역기가 말하는 '모밀잣나무'가 뭘 뜻하는지는 아직도 모릅니다. 그밖에 몇몇 한자어 단어에 익숙해졌습니다만 일본식 발음을 모르므로 별 쓸모는 없군요.

8.메일친구가 되고 싶은 국외 동인녀가 있습니까?
-영어권과 독일어권에서는 몇몇 동인녀와 교류중입니다. 일본어권 동인녀들과도 친해보고 싶긴 한데 그 사람들은 엔간해서는 영어 메일에는 답장을 보내주지 않더군요. =_=(그럴거면 홈피 이름이나 메뉴는 왜 영어로 써놨냐!) 영어권은 워낙 넓어서 직접적으로 아는 사이가 아니더라도 동경하는 작가님들이 몇 있으나 먼저 추근거리기가 왠지 뻘쭘하여(게다가 그 사람들 중 상당수는 반지를 떠나 다른 팬덤으로 가버렸다) 그냥 스토킹만 합니다.

9.야오이와 슬래시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여기에 대해서는 논문이라도 한 편 쓸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슬래쉬가 발표되는 공간은 주로 커뮤니티나 archive 쪽인 반면 일본 동인녀들은 자기 개인 사이트에서 독자 플레이를 벌이면서 'xx 동맹'등으로 유대를 확인하지요. 장르 면에서도 무척 다릅니다. 서역에서는 찾기 힘든 여장, 여체화, 촉수물, 리얼 돌 등이 일본에서는 심심찮게 보이는 반면 일본 쪽에서는 threesome이나 M-preg가 희귀합니다. 또 서역에서는 슬래쉬에 헤테로 이야기가 끼어들면서 남/여/남의 threesome 같은 구도도 종종 보이지만 일본 쪽에서는 거의 없습니다. 페도필리아가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터부시된다는 것도 서역 쪽의 특징입니다. 개인적으로 서역쪽 팬픽이 표현은 노골적이지만 설정은 더 순진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동인녀들의 변태성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커플링 관해서 일본 동인녀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무조건 수로 놓고 보는 반면 서역 동인녀들의 경우 원작에서의 캐릭터 관계에 좀 더 충실합니다. 예를 들어 아라곤이 보로미르보다 인기가 많다보니 일본에서는 보로아라가 아라보로보다 메이저지만 서역에서는 아라곤이 왕이고 보로미르가 신하의 입장이기 때문에 아라보로 쪽이 좀 더 우세하다는 느낌입니다.

이와 통한다면 통할 수도 있는 이야기인데 서역에는 동인질이 순수한 취미고 동인 시장과는 별 상관이 없다보니 기존 인기 커플링에 구애되지 않고 사람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새 커플링을 개척합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보로미르가 아라곤과 커플링 되는 게 대세였기 때문에 2,3 편에서 파라미르가 새로 튀어나왔을 때 파라미르를 보로미르 대신 역시 신참 캐릭터라 임자가 없던 에오메르랑 짝지워주었지만 서역 동인녀들은 기존의 보로아라 아라보로에 별 신경 안쓰고 보로파라 밉니다. 일본에서는 파라미르 커플링 중 에오파라(그 사람들 표현으로는 메루파라)가 가장 대세지만 서역에서는 보로파라가 가장 메이저라는 건 꽤 뚜렷이 드러나는 차이점입니다.(데네파라인 제 입장에서는 페스트나 콜레라나 입니다만)

아, 그리고 용어도 차이가 있지요. 일본과 한국에서는 coupling이라 하지만 영어로는 pairing이죠. 홈피에 자랑스럽게 영어로 coupling이라고 써놓은 일본 동인녀들을 볼 때마다 약간 아스트랄합니다.(이 사람들아, 그건 '교미'라는 뉘앙스가 있다고;;)

전반적으로 팬픽은 일본보다는 서역 동인계가 더 마음에 듭니다. 그림이야 일본인들이 훨씬 잘그리지만요.

10.(한국의)여성향 미학적동성애물을 지칭할만한 단어는 무엇이 있을까요?
-사실 한국의 독자적인 개념이 필요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2차 저작물이나 야오이에서 특별히 '한국적'인 것을 찾을 수 없습니다. 소재 면에서나 스타일 면에서 일본 동인들의 저작과 서양 동인들의 저작 사이에서는 큰 차이가 있고 그래서 야오이와 슬래쉬라는 구별된 개념이 존재하는 것은 수긍하나 한국 동인계가 일본 동인계와 다른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입니다.


11.세계에 자랑하고 싶은 (자국의) 동인작품은 무엇입니까?
-한국에서 사는 몸이 아니라서 최근 한국 동인계의 동향은 잘 모릅니다. 게다가 주로 반지 팬덤에서만 놀았거든요. 일단 반지 팬덤에서는 몇몇 분들의 글과 그림이 다른 나라 동인들과 비교해도 꿀릴 데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동인'의 의미를 '2차 저작물'이라는 데서 확장하여 창작 야오이나 여성향 문화상품으로까지 확대한다면 몇몇 만화가의 작품도 포함되겠지요.

12.동인성이 농후하다고 생각되는 일반작품(만화,소설,영화,음악,게임 실화 기타등)은 무엇입니까?
-토마스 만, 헤르만 헤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롤랑의 노래, 빌레할름(파르치팔에서는 그래도 낌새만 풍기던 근친광에 바보 페치 볼프람이 여기서는 아예 커밍 아웃함), 그 밖에 chanson de geste에 해당하는 중세 서사시들 등등...전공이 전공이다보니 일단 떠오르는 게 이쪽이군요.

13.국외동인작품중 컬쳐쇼크를 받은 작품이 있습니까?
-예.

14.있다면 어떤 점에서 쇼크였나요?
-여체화 촉수물. 평소에 좋아하지 않던 두 장르가 결합되는 바람에 데미지가 더 컸죠. 흔히들 서역 동인녀들 내공이 어쩌고 하는데 서역 동인녀들은 사실은 순진한 사람들입니다. 전 서역 동인녀들에게는 내공 면에서 안꿀린다고 자부합니다만 일본 동인녀들의 센스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습니다.

15.국외동인작품에서 영향받은 점이 있습니까?
-나름대로 서로 다른 문화에서 강점을 배웠습니다. 제 홈피에서는 M-preg와 여장을 모두 찾아볼 수 있습니다(...).

16.동인문화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나라가 있습니까?
-동인문화가 인터넷 덕택에 폭발적으로 발전했으니 인터넷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않은 나라에서는 동인문화가 존재하지 않거나 있어도 미미할 거라 추측합니다.

17.이것만큼은 부럽다라고 생각하는 국외 동인문화가 있습니까?
-전 현재 독일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의 동인 문화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는 동인지도 코믹마켓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18.추천할만한 국외 동인 싸이트가 있습니까?
-특정 사이트를 추천하기보다는 서역 동인녀들의 소굴인 라이브 저널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고많은 블로그 서비스 중 어쩌다 라이브 저널이 그런 쪽으로 특화(...)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거기서 서치 기능 좀 이용하고 링크 타고 돌다보면 서역의 어지간한 팬덤은 다 만나지 싶습니다.

19.국외 동인녀 방한시 추천하고 싶은 자국의 동인 포스트가 있습니까?
-서역동인녀에게는 코믹 같은 행사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서역에는 없는 행사이니 신기해할 겁니다. 일본 동인녀의 방한 때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군요. 앞에 썼듯 일본 동인계와 한국 동인계의 차별점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아서 말이죠. 요새 한국 영화가 잘나가니까 좀 므흣한 한국 영화 디비디를 안겨주면서 알아서 망상하라고 권해줄까요.

20.세계의 동인녀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데네파라가 왜 나쁩니까?
by 하일트 | 2005/04/14 00:25 | 동인녀전용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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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오거 at 2005/04/14 01:55
20번, 혼의 울림이 느껴집니다.

한국의 동인질은 자생적으로 있었다고 봅니다. 창작중심의 야오이동인지는 이전에도 상당수 있었거든요. 후에 일본만화 패러디 동인지가 나오고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방향이 그쪽으로 선회한거죠.
(물론 '동인질'이란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가에 따라서 틀려지는 얘기겠지만요)
Commented by 하일트 at 2005/04/15 04:49
동인질이라는 단어부터가 애매해요. 팬질과 창작 야오이질을 모두 포함하는 단어니 말이죠;; 그리고 슬래쉬 장르는 페어링을 표기할 때 두 캐릭터 이름 사이에 /(슬래쉬 기호)가 들어가기 때문에 슬래쉬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Commented by 미르 at 2005/04/16 09:11
오 영어권에도 동인녀들의 세상이 있답니까? 어디에요!! +_+처음뵙겠습니다 밸리에 아일랜드어가 있길래 궁금해서 클릭하니 이런 세상이 ~~
Commented by 하일트 at 2005/04/17 05:15
미르/아니, 영어권의 그 신천지를 여지껏 모르고 사셨단 말입니까! 지금까지 영어 공부 헛하신겁니다!(틀리다)
Commented at 2009/06/03 15:0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riny at 2009/07/26 20:56

처음 글 다는데 로긴도 하지 않고 글부터 대뜸 쓰는 저란 녀석.. -_-; 용서 하세요..
이제까지 픽션넷의 해리포터 동에서 놀다가 지금 라이브 저널 가입하고 있습니다. 오늘 내로 wane 찾아 내야 하는데 말이죠.. 가슴이.. 두근거려 터지겠네요;; 언제까지 이짓 해야 할까.. 덕질은 마약과도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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