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오 크뢰거의 주인공 토니오는 씹덕임. 어려서는 아직 자기 정체성을 못 깨닫지만 원래 재채기와 씹덕내는 숨길 수가 없는 법임. 근데 씹덕들의 딜레마가 뭐냐면 씹덕들은 늘 자기가 씹덕이라는 데 덕부심과 열폭이라는 양가 감정을 갖고 있음. 일반인들을 향해 '나의 xx 쨩의 쩔어주는 매력을 모르다니 너희들은 불행해!'하는 덕부심을 부리면서도 내심으로는 그 일반인의 인정을 갈구하고 자신보다 그 일반인이 훨씬 제대로 잘 살고 있는 거 같다는 열등감에 시달림.
우리 주인공 토니오는 워낙 그림으로 그린 듯한 씹덕이라서 얘도 이 양가 감정을 갖고 있음. 헌데 얘가 다른 씹덕들보다 조금 더 불행한 이유가 뭐냐면 얘는 덕부심보다 열폭과 일반인에 대한 동경이 더 큼. 얘는 늘 같은 씹덕보다 일반인 친구들을 더 좋아하고 일반인과의 교제를 갈망함.
그래서 아직 중딩 정도 나이일 때도 토니오는 일반인을 베프로 사귀었음. 토니오의 친구 한스는 그림으로 그린 듯한 일반인이었음. 씹덕과 일반인이 아무리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라 해도 씹덕이 일코를 잘하면 어찌어찌 인연은 이어질 거임. 허나 우리 토니오 새끼가 일코를 존나 잘해서 '그래서 토니오와 한스는 오래 오래 우정을 유지하며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끗'하면 소설이 되겠음? 다시 말하자면 토니오 새끼는 중딩이었음. 중 2 병이었단 말임! 그 나이에 뭔 일코를 알겠음? 이 새끼는 지가 씹덕이라는 자각조차 없었음!
씹덕은 버닝을 하기 때문에 씹덕임. 그 무렵 토니오가 혼을 판 장르는 쉴러의 희곡 돈 카를로스였음. 돈 카를로스는 주인공 카를로스 왕자와 아버지 펠리페 2 세(세계사 책에 나오는 그 블러디 메리 남편 펠리페 맞음)의 부자 갈등을 주축으로 부자 사이에 양다리 걸친 포사 후작 로드리고의 애증 관계를 다룬 삼각 연애물임. 카를로스와 펠리페가 서로 아옹다옹 하는 와중 로드리고가 부자를 둘 다 희롱하기 때문에 카를로스 - 로드리고와 펠리페 - 로드리고 양쪽이 다 연애 플래그가 서 있음. 근데 토니오 새끼는 펠리페 - 로드리고 라인에 꽂혔나봄.
다시 말하자면 재채기와 씹덕내는 숨길 수가 없음. 그래서 토니오 이 한심한 새끼는 지 일반인 베프를 상대로 전도를 시도함. 하교길에 친구 한스를 붙잡고 돈 카를로스를,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펠리페 - 로드리고 라인을 소개함.
씹덕은 참 뭔 짓을 해도 씹덕스러운 게 머글에게 전도를 하려면 당연히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을 해야할 거 아님? 근데 토니오 새끼는 답 없는 씹덕이라 머글 입장에서는 도저히 사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짜고짜 지가 꽂힌 장면부터 시작함. 내가 지금 책이 없어서 그대로는 못 옮기는데 대략 토니오는 이리 지껄여댔음.
"임금님은 우셨어, 사람들은 다들 놀랐지, 왜냐면 임금님은 모두에게 마음을 걸어잠근 차가운 분이셨거든. 임금님에게는 친구가 후작밖에 없었어. 왕자에게는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임금님은 후작밖에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없었는데 바로 그 후작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믿은 거야, 그래서 임금님은 우실 수밖에 없었어."
토니오 크뢰거를 처음 읽을 때의 나는 토니오와 대략 비슷하거나 얘보다 좀 더 어린 나이였음. 당연히 돈 카를로스 몰랐음. 하지만 토니오의 연신 되풀이되는 "임금님이 우셨단 말이다, 한스, 임금님이 우셨다고!"라는 절규는 어린 내게 굉장히 깊이 박히면서 '이 오빠처럼 살면 안 되겠다'라는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음. 토니오는 어린 내가 보기에도 씹덕의 반면 교사같은 새끼였음. 폐인같았음. 전도 이렇게 하면 망한다는 표본이었음.
주인공 토니오는 계속 탈덕을 못 하고 장르만 바꿔가며 씹덕질을 하다 어른이 됨. 그러나 그놈의 일반인 상대 열폭 증세는 나아지지를 않음. 결국 토니오는 다른 여자 사람 씹덕에게서 "너는 사실은 씹덕이 아님. 그저 길을 잘못 든 일반인일 뿐임."이라는 진단을 받은 다음에야 성불함. 그게 토니오 크뢰거 엔딩.
그러나 오늘 내 포스팅의 주제는 토니오 크뢰거가 아님. 돈 카를로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쉴러의 희곡 돈 카를로스를 각색한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임. 왜 카를로스가 카를로로 창씨개명 당했냐면 카를로스의 이탈리아 식 이름이 카를로기 때문임. 베르디를 개객기라고 생각하는 내가 왜 이 오페라에 관심을 갖냐면 베르디 구남친인 울 오빠가 여기서 바로 포사 후작 로드리고 역을 맡아 부자를 후리기 때문임(...). 나는 정말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우리 오빠 때문에 토니오 새끼와 한 배를 타야 했음.
나는 처음에는 내가 토니오 새끼와 한 배라는 걸 부정했음. 왜냐면 토니오 새끼는 펠리페 - 로드리고 라인을 미는데 내가 미는 건 카를로스 - 로드리고 라인이었기 때문임. 즉 토니오 새끼와 나는 대놓고 적은 아니더라도 견제해야 하는 사이였음.
내가 처음에는 펠리페 - 로드리고 라인을 외면하고 카를로스 - 로드리고 라인을 밀었던 건 우리 오빠가 그쪽을 밀었기 때문에 빠순 된 도리로 순종하기 위해서였음. 우리 오빠는 노래는 못 하는데 역대 로드리고 중 가장 대놓고 카를로스를 물고 빠는 파워 다정공이었음. 바로 내 현재 이글루 프로필이 우리 오빠가 카를로스를 물고 빠는 와중에 나온 장면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 오빠는 공연 내내 카를로스를 줄창 물고 빰. 카를로스 이마에 쪽쪽거리고 손등에 키스하고 벽치기 시도하고 얼싸안고 눈물 짓고 괜히 가만 있는 카를로스 손가락으로 쿡 찔러보기도 하고 뺨 토닥거리고 유사연애과 빠순이인 나로 하여금 카를로스에 완벽 빙의하게 만들었음. 원래 유사연애는 오빠 상대역이 나랑 같은 성별인 여자일 때 더 빙의가 쉽지만 로드리고가 게이라서 공연 내내 로드리고랑 플래그가 서는 여자는 한 명도 없는데다 로드리고가 워낙 다정공이라 나는 카를로스에게 빙의하며 포사 후작부인이 된 기분을 누렸음.
로드리고가 카를로스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판에 뭔 말이 더 필요하겠음. 로드리고의 입장에서 보자면 로드리고X카를로스는 one true pairing 임. 다른 커플링이 존재할 수가 없음.
그러나 자고로 세상일은 관련된 여러 사람의 증언을 다 들어봐야 함. 펠리페 씨의 증언을 들어보자면 또다른 줄거리가 나옴.
나는 토니오가 아니니까 늬들에게 친절하게 돈 카를로스 내용을 설명해주겠음. 다시 말하지만 왕자 카를로스와 왕 펠리페는 사이가 더럽게 나빴음. 거기에는 정치적 이유도 있지만 여자 문제도 껴있음. 펠리페가 게이 주제에 결혼을 세 번이나 해서(실제 역사에서는 한 번 더 함) 당시 왕비는 카를로스의 친엄마가 아니라 새엄마였음. 그리고 이 새엄마는 원래는 카를로스의 약혼녀로 카를로스랑 예쁜 사랑 키우다가 정치적 이유에서 본래 약혼자의 아버지인 펠리페의 후처가 된 거.
카를로스 새끼는 야설을 너무 읽었는지 새엄마가 된 구여친도 여전히 사랑함. 새엄마 쪽도 카를로스를 잊지는 못 함. 펠리페는 자기 후처랑 아들 사이를 의심함. 그래서 집안 꼴이 개판인 가운데 외국 나가 있던 포사 후작 로드리고가 몇 년만에 귀국함.
새엄마 좋아한다고 어디 가서 떠들지도 못하고 끙끙 속으로만 앓던 카를로스는 로드리고에게 사실은 내가 울 새엄마 상대로 금지된 사랑 중이라고 고백함. 로드리고는 당근 어이털림. 자기가 본진 비워두고 외유하는 사이 카를로스가 여자를 만나도 하필 지 새엄마를 만날 줄 어찌 알았겠음.
로드리고에게는 카를로스 다음으로 신경 쓰이는 대상이 있었으니 플랑드르 지방이었음. 영어로는 플랜더스의 개 할 때 그 플랜더스. 당시 플랑드르는 스페인의 식민지였음. 하지만 가톨릭을 믿는 스페인 본토와 달리 플랑드르 인들은 개신교를 믿었고 종교 전쟁으로 온 유럽이 거덜나던 17 세기 당시 이건 스페인 왕 펠리페가 불온선민 플랑드르 인들을 개패듯 팰 충분조건이었음.
로드리고는 귀족이지만 이상주의 운동권 기질이 있었음. 그래서 외국나가 있는 동안 플랑드르 인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대표 노릇도 하고 스페인의 철권 통치에 대해 이거슨 올치 안타하고 분노했던 차임.
카를로스가 지 새엄마 때문에 비실비실 죽어가는 꼬라지를 본 로드리고는 일타이피를 결심함. 카를로스를 플랑드르로 데려가서 플랑드르 민족 해방 전사로 개조해야겠다고 마음 먹음. 그럼 아웃 오브 사이트 아웃 오브 마인드의 매커니즘으로 안 보이는 동안 새엄마는 잊혀질 거고 플랑드르 인들은 플랑드르 인들대로 스페인 왕위 후계자를 지도자로 모시면서 스페인과 플랑드르의 평화 공존이 가능해짐. 로드리고는 카를로스를 마누라 삼음과 동시에 플랑드르 인들에게 생색도 낼 수 있음.ㅇㅇ
한편 펠리페는 펠리페대로 그 무렵 끙끙 앓고 있었음. 마누라는 암만 봐도 아들놈이랑 바람난 거 같고 아들이라고 하나 있는 새끼는 더럽게 말을 안 들어 처먹고 주위에 인간이랍시고 있는 것들은 죄다 지 생각만 하는 아첨꾼들임. 펠리페가 씹덕이면 버닝이라도 하면서 인생의 낙을 찾겠는데 불행히도 펠리페는 일반인이었음.
인생에 낙이 없던 차에 펠리페는 포사 후작 로드리고라는 귀족 하나가 외국에서 돌아와있다는 걸 알게 됨. 보통 귀족들은 권력자 옆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붙어있으면서 떡고물 하나라도 더 받아먹으려고 난리치는 법인데 포사 후작은 한 번도 펠리페에게 알현을 청한 적이 없었음. 펠리페는 호기심을 느끼고 포사 후작을 호출함.
일단 자기가 불렀으니까 펠리페는 인심 쓰는 척 로드리고에게 원하는 게 있음 말해보라고 함. 그런데 로드리고는 놀랍도록 쿨쉬크하고 도도한 자세로 돼써 이년아 니 할 일인 정치나 잘해하고 일갈함. 펠리페는 '날 이렇게 막 대한 건 니가 처음이야'라는 충격에 휩싸임.
로드리고는 처음에는 "나 능력남임, 니가 나 뒷바라지 안 해줘도 나 충분히 잘 먹고 잘 삶"하고 뻣대다가 펠리페가 그래도 내가 해줄 수 있는 거 있냐고 자꾸 귀찮게 하니까 "나는 됐고, 플랑드르한테 잘해줘"라고 주문함. 니가 하도 정치를 못 해서 플랑드르가 개판됐다고 갈굼. 펠리페는 플랑드르 새끼들이 워낙 얼척 없는 새끼들이라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함. 이 평화로운 스페인을 봐달라는 말도 함. 자기는 이 스페인같은 평화를 플랑드르 땅에도 가져다주려고 한다고 해명함. 여기서부터 클립으로 보여주겠음.
화면이 중간이랑 말미에 뚝뚝 끊기는 건 심즈 돌리다가 골병 든 내 컴이 HD 영상을 뜯어내느라 무리를 해서 그럼. 그치만 이거라도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보자. 실은 유툽에 이거보다 2 년 전 공연으로 같은 캐스팅 같은 장면이 올라와있긴 한데 2 년 전 공연은 하필 영국 왕립 오페라에서 한 거라 우리 오빠가 저주에 걸려있어 좀 많이 부은데다(살찐 조폭이 불쌍한 꽃노년 펠리페 협박하는 것처럼 보임) 아직 우리 오빠 연기가 로딩이 안 되어 발연기 작렬함. 카메라 워크도 이쪽이 더 나으니까 이걸로 보자고.
맨 처음에 펠리페가 "난 플랑드르에도 스페인과 같은 평화를 주려 한다"고 말하자 로드리고가 "무덤같은 평화 말입니까?!" 하고 맞받아. 그리고 띠용! 하는 BGM 이 퍼지면서 펠리페가 존나 충격받은 표정이 됨. "날 이리 막 대한 건 니가 처음이야"의 순간임. 펠리페 여기서 폴인럽함. 다들 이렇게 게이가 되는 거임.
존나 충격받은 펠리페에게 로드리고는 역사에 네로같은 이름을 남기지 말라면서 몰이함. 펠리페는 로드리고 눈도 똑바로 못 쳐다보면서 비실비실 피해다님. 그리고 로드리고 자기 안 볼 때는 실은 노래도 잘 못하는 로드리고를 홀린 듯이 쳐다봄. 이 때 펠리페 눈빛이며 태도가 나랑 똑같아서 할 말이 없음. 나도 우리 오빠 노래 못 하는 거 알지만 그래도 우리 오빠가 노래하면 저러고 쳐다봄.
그러다 2 분 25 초 경에서 펠리페가 간신히 정줄을 수습하고 로드리고에게 "자네는 엉뚱한 몽상가로군."하고 틱틱거림. 로드리고는 존나 말 귀 못 처먹는 년일세 -_- 하며 차고 있던 검을 풀어 펠리페에게 내밈. 나 더 이상 니 신하 하고 싶지 않다는 뜻임. 그러나 이미 폴인럽한 펠리페는 로드리고를 놔줄 수 없음. 펠리페는 일단 로드리고에게 자네가 한 말은 못 들은 걸로 해줄테니 안심하라고 함. 단 이단 심문관은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줌. 이단 심문관은 펠리페보다 정치적으로 더 극우라 로드리고가 운동권 연설하는 걸 보면 즉각 잡아다 코렁탕을 먹이려 들 것이기 때문임.
그리고 펠리페는 일단 접견을 마치느라 퇴갤하는 시늉을 함. 근데 뒤통수 느낌이 이상함. 로드리고가 자기를 안 잡음. 그냥 전하(sire)라는 말만 하고 맘. 신하라는 것들이 이거 해주떼여 저거 해주떼여 하고 달라붙는 데 익숙해져 있던 펠리페는 또 당황함. 로드리고에게 나 퇴갤하는 데 나한테 할 말 더 없냐고 물어봄. 로드리고 없다고 대답함.
로드리고가 자기에게 달라붙지 않으니 펠리페는 자기가 로드리고에게 달라붙어야겠다고 결심함. 너 나한테 취직하라고 주문함. 로드리고 싫다고 발악함. 왜냐면 로드리고는 얼른 카를로스를 옆에 끼고 플랑드르에 가고 싶기 때문임.
로드리고가 하도 대쪽같아서 정면 승부로는 꺾을 수 없다고 여긴 펠리페는 일부러 약한 모습을 노출함. 내가 왕입네 하지만 나만큼 불쌍한 애비이자 남편도 없다고 불쌍한 척 함. 로드리고는 귀가 솔깃함. 펠리페 아들인 카를로스를 사랑하는 로드리고로서는 펠리페의 가정사에 대한 정보는 다 모아놓을 필요가 있음.
펠리페는 자기 마누라랑 아들이 바람이 난 것 같다며 이 연놈을 좀 감시해달라고 부탁함. 로드리고는 합법적으로 카를로스와 카를로스의 구여친 주위를 맴돌면서 감시할 명분이 생긴 거임. 내내 뻗대던 로드리고는 여기에 넘어가서 펠리페에게 취직함.
펠리페는 원하는 것을 얻고 로드리고는 원하지 않던 것까지 얻어서 알현은 둘에게 해피 엔딩임. 7 분 5 초 경 펠리페는 진짜 퇴갤 준비를 하며 로드리고에게 이단 심문관을 조심하라고 다시 한 번 경고함. 그리고 작별 인사를 위해 로드리고에게 손을 내밈.
그리고 여기 분위기가 무지무지 묘함. 펠리페의 경고에 로드리고는 "즈으으으으으으으은하(siiiiiiiiiiiiire)라고 답하며 한무릎을 꿇고 펠리페의 손등에 입맞추려 함. 그런데 로드리고의 입술이 닿기 전에 펠리페가 슥 손을 빼버림. 로드리고는 바닥을 헛짚으면서 몸을 숙임. 펠리페는 로드리고의 정수리에 손을 가져감. 로드리고 머리를 쓰다듬고 싶어하는 것처럼. 그러나 막상 손바닥이 로드리고에게 닿기 전 펠리페는 용기가 사라졌는지 손을 덜덜 떨면서 치움. 그 때 막 고개를 든 로드리고는 펠리페의 떨리는 손을 봄. 펠리페는 몸을 돌려 퇴정하고 로드리고는 잠시 떨어져서 펠리페를 바라보다가 따라감.
로드리고X카를로스, 즉 로드칼을 미느라 로드리고X펠리페는 "거 펠리페가 지 혼자 로드리고랑 연애했다고 착각한 거 아님?"하고 무시하고 있던 나를 전향하게 만든 게 바로 이 장면이었음. 저 장면을 보다가 나는 작년 3 월 우리 오빠에게 입덕했을 때와 같은 하늘의 소리를 들었음.
Ecce homo!(이 호모를 보라!)
나 이런 거에 약함. 스킨쉽 할 듯 할 듯 하다가 못 하는 거. 로드칼 커플처럼 대놓고 부비부비하는 애들을 보면 "잤구나, 잤어!"하면서 흐뭇하게 바라봄. 하지만 로드펠처럼 스킨쉽을 할듯 할듯 하면서 못하는 애들을 보면 내가 얘네들을 재워야 한다는 뚜쟁이의 사명감이 생김. 원래 동인녀란 원작이 다 차려주는 밥상이 아니라 원작자가 "나는 이들을 재울 방법을 찾아냈지만 여백이 모자라서 적지 않겠다"한 데서 떡밥을 물고 불타는 법임. 내가 이 구역 듀오 매니저임. 내가 펠리페를 포사 후작부인으로 만들어줘야 함.
물론 극이 진행되면서 로드리고가 펠리페의 머리를 얹어줬다는 정황 증거는 충분히 나타남. 나는 또 토니오가 아니니까 늬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겠음.
로드리고는 카를로스와 펠리페 사이에서 일종의 이중첩자 비슷한 위치가 되어 양다리를 걸치고서 둘 다 따먹음. 카를로스를 부추겨 플랑드르 민족 해방 운동도 계속하고 펠리페를 꼬셔서 펠리페의 카를로스에 대한 의심을 지우려고 노력함. 그런데 카를로스 이 멍청한 새끼가 로드리고랑 제대로 의논도 안 하고 지 멋대로 일을 저지름. 아빠한테 대들다가 반역죄 뒤집어쓰고 감옥에 갇힘.
펠리페는 아들을 처형해야 할 입장에 처했음. 카를로스가 외아들이라서 대내외적으로 무정한 아버지라 통하는 펠리페도 양심의 가책을 느낌. 그는 자기보다 극우인 이단 심문관을 호출함.
이단 심문관 장면은 이 오페라의 가장 유명한 장면들 중 하나이자 오페라 계에서도 '베이스들의 진검 승부'로 아주 유명한 장면임. 펠리페 2 세와 이단 심문관 둘 다 남자 성악가들 중 가장 음역이 낮은 베이스들이라서 둘이 맞부딪히는데 언뜻 봐서는 아주 간지 작살임. 왜 '언뜻 봐서는'이라고 토를 다냐면 이 장면의 진정한 내용은 연애상담이기 때문임.
이단 심문관은 펠리페 2 세보다도 나이가 훨씬 많아서 앞이 안 보이는 상태임. 주위 사람 부축을 받아서야만 거동이 가능함. 하지만 산 기간만큼 극우임. 작품 내 최고 극우.ㅇㅇ
펠리페는 이단 심문관을 붙잡고 내가 내 아들을 처형시켜도 당신은 내 죄를 사해줄 거냐고, 내가 기독교인으로서 내 아들을 사지로 보내도 되는 거냐고 물음. 이단 심문관은 국격을 위해서인데 그깟 혈육의 정이 뭐냐고 콜을 외침. 펠리페도 아들에게 큰 정이 있는 건 아니어서 이 문제는 쉽게 합의됨.
근데 펠리페 용건은 여기서 끝났지만 이단 심문관은 안 끝났음. 이단 심문관에게는 용건이 하나 더 있음. 이단 심문관은 펠리페가 운동권 포사 후작(그 사이 펠리페가 자기 남편 밖에서 어깨에 힘들어가라고 공작으로 올려줬음)이랑 붙어먹는 사이라는 걸 전해 듣고 분노한 차임. 이단 심문관은 펠리페에게 "그 남자는 안 된다, 헤어져, 헤어져!"를 시전함. 근데 이런 충고 들었을 때 바로 들어 처먹는 여자 봤음? 펠리페는 당연히 우리는 진정 사랑하는 사이고 로드리고는 자기한테 무지 잘해준다고 뻗댐.
이 장면의 묘미는 어느 여초 커뮤니티에서나 자주 볼 수 있고 여자들이 살면서 다 한두 번씩은 언니 입장도 되어보고 동생 입장도 되어보는 "그 남자는 안 된다 안 돼!" "우리 서로 사랑하게 해주세요!" 연애 상담의 구도를 관록 넘치는 베이스 할아버지 두 분이서 재연하시는다는 데 있음.(...) 내가 참 로드펠을 미는 입장에서도 이 장면에서만은 너무 이단 심문관에게 이입이 잘 되더라...펠리페 년이 눈 뒤집어져서 이단 심문관 언니한테 칼까지 뽑아드는데 어휴...저게 헤어지고 피눈물 쏟아봐야 정신을 차리지.
펠리페가 피눈물 쏟을 일은 곧 생김. 카를로스가 반역죄로 감옥에 갇혀 처형날 기다린다는 걸 알게 된 로드리고는 증거를 조작해 자기가 죄를 뒤집어 씀. 카를로스가 맡겨놨던 기밀 서류를 자기 소유인 것처럼 노출해서 자기가 반란군 수괴인 척 함. 펠리페 멘붕 옴. 바로 여기서 "임금님은 우셨단 말이다!"가 나옴. 앞 얘기를 미리 설명했어야지, 토니오 병신아.
배신당한 아픔을 끌어안은 펠리페는 "그 남자...내 손으로 부숴버리겠어...!"하고는 로드리고에게 암살자를 보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걸 안 로드리고는 카를로스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감옥에 찾아감. 그리고 저 위 내가 캡쳐 올려놓은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카를로스를 쓰담쓰담함.
그리고 암살자가 로드리고를 쏴버림. 근데 원래 오페라 등장 인물들은 사인이 뭐가 됐든 그냥 안 죽음. '내가 이러이러해서 죽습니다'라고 설명하는 아리아를 한 판 때리고 죽음. 로드리고가 죽어가면서 카를로스에게 "난 죽어가지만 행복하다, 내가 스페인의 구원자를 구해냈으니까, 내 대신 플랑드르를 부탁한다, 나 잊지 말고 잘 살아"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아리아를 부름.
이 영상물을 영화관에서 보고 오신 마이너폴리스의 모 회원님은 "내가 오페라고 뮤지컬이고 간에 남주인공의 남자 사람 친구가 죽는데 이리 긴 노래를 주는 건 처음이다"라고 평하셨는데 그야 당연히 그냥 남자 사람 친구가 아니기 때문이지만 내가 봐도 로드리고가 괜히 힘 빼가며 노래만 안 했거나 노래하는 동안 카를로스 멍청한 새끼가 얼른 의사 불러왔음 안 죽고 살았을 거 같음. 저건 일반적인 로드칼 버전 연출이고 어느 칼로드를 지지하는 연출가는 같은 장면을 갖고 아래와 같은 쏘게이한 연출을 시도했음.
시발 로드칼 밀던 내가 이 칼로드를 보고 얼마나 정신적 충격을 받고 쌍욕을 했는지...연출자 좀 미친 거 같음. 지금이야 뭐 로드칼이든 칼로드든 상관없어졌지만 하여간 이 연출 좀 이상함.
로드리고가 죽자마자 타이밍 좋게 펠리페가 들이닥침. 반란수괴 죄목은 로드리고가 뒤집어쓰고 죽었기 때문에 펠리페는 아들과 화해를 할 작정이었음. 근데 카를로스 이 병신은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음. 로드리고가 기껏 대신 뒤집어쓰고 죽어준 건 너라도 무사히 살아서 큰 일 하라는 뜻 아님? 카를로스 이 멍청한 새기는 아버지를 보자 분을 못 참고 "로드리고는 내 대신 죽은 거예요! 얜 죄가 없다고요!"하고 "실은 제가 반란군 수괴가 맞습니다, 맞고요"하고 친절하게 밝혀줌. 너 이 새끼 그러라고 로드리고가 죽어준 게 아닌데...
그리고 펠리페의 진정한 멘붕은 이 때 닥침. 그 전까지 펠리페는 로드리고가 자신을 배신한 건 속물이어서였다고 믿고 있었음. 결국 로드리고도 다른 새끼들처럼 잘 먹고 잘 살고 싶어서 음모를 꾸민거였다고 믿었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눈물 흘릴 일이었지만 어쨌든 좀 울다 끝날 일이었음. 근데 실은 로드리고는 속물이 아니라 괜찮은 남자였는데 카를로스를 존나 사랑해서 모든 일을 행한 거였고 펠리페는 로드리고에게 선택받지 못한 것이었다는 게 드러난 거임.
오페라는 스토리를 빨리 진행하느라 그 후 펠리페 반응이 잘 안 나오는데 원작 희곡에서는 펠리페 이거 알고 기절함.ㅋㅋㅋㅋㅋ그리고는 폐인 꼴로 일어나서 다음과 같은 독백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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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페: 죽은 자를 내게 돌려내라. 나는 그를 다시 가져야 한다.
도밍고:(알바 공작에게) 폐하께 말씀드리게.
펠리페: 그는 나를 멸시하며 죽었다. 나는 그를 다시 가져야 한다. 그의 나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놓아야 한다.
알바: (겁에 질려 다가간다) 폐하 -
펠리페: 누가 여기서 입을 여느냐? 내가 누구인지 잊었느냐? 어째서 내 앞에 무릎을 꿇지 않느냐, 비천한 놈아? 나는 여전히 왕이다. 내게 굴복하는 모습들을 보기 원한다. 한 사내가 나를 멸시했다고 세상 모든 것이 나를 거스르려는 게냐?
알바: 더 이상 그에 대해서는 말씀하시지 마십시오, 나의 왕이여! 그 자보다 더 위험한 새로운 적이 당신의 왕국의 한복판에 서있습니다.
페리아: 카를로스 왕자님이 -
펠리페: 카를로스는 자신을 위해 목숨을 버린 친구가 있었다 - 카를로스를 위해! 그런 친구를 얻을 수 있다면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내주련만! 카를로스가 얼마나 나를 깔보았겠는가! 진짜 왕좌에서라도 그리 자부심에 찬 눈으로 내려다보지는 못하겠지. 카를로스가 얼마나 대단한 정복자였는지 보이지 않느냐? 그리고 카를로스가 무엇을 잃고 말았는지는 그의 고통이 증명한다. 부질없는 것을 위해 쏟는 눈물이 아니다 - 포사를 살릴 수 있다면 인도라도 내주리라! 무덤 안에 팔을 뻗어 이르게 간 생명 하나를 약간이나마 늘이는 것조차 할 수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이라니 아무런 위안도 되지 않는구나! 죽은 자들은 더 이상 살아나지 않는다. 내가 행복하다고 누가 감히 말하려는가? 나를 공경하지 않던 한 인간이 이제 무덤에 누웠는데 산 인간들이 내게 무슨 소용인가? 한 영혼이, 우리 세기를 통틀어 유일하게 자유로웠던 사내가 서있었다 - 단 한 명의 인간이 - 그리고 그는 나를 멸시하며 죽는다.
알바: 우리는 헛되이 살았도다! 에스파냐 인들이여, 우리 함께 무덤으로나 가버리세. 이 한 인간은 죽어서조차 우리에게서 왕의 마음을 훔쳐내고 있다!
펠리페: (팔에 머리를 얹고 주저앉으며) 그가 나를 위해 죽은 것이었다면! 나는 그를 사랑했다, 무척이나 사랑했다. 그는 내게 진짜 아들처럼 소중했다. 이 청년 안에서는 나를 위한 새로운, 아름다운 아침이 밝고 있었다. 내가 그에게 무엇을 열어보였는지 누가 알까! 그는 내 첫사랑이었다. 온 유럽이여 나를 저주하라! 온 유럽이 나를 저주할지언정 나는 그에게만은 감사를 얻을 자격이 있었다.
도밍고: 대체 무슨 마술이기에 -
펠리페: 그리고 그가 누구에게 이 희생을 바쳤는가? 내 아들이라는 애송이에게? 결코 그럴 리가 없다. 나는 믿지 않는다. 포사는 어린애 따위를 위해 죽지 않는다. 우정의 보잘 것 없는 불꽃으로는 포사의 가슴을 가득 채울 수 없다. 그의 심장은 전인류를 위해 뛰었다. 그의 애정은 이 세상의 모든 새로 태어날 후손들에게 바쳐진 것이었다. 그들을 위해 그는 왕좌를 찾아냈고 - 그리고는 가버린 것인가? 포사가 그의 인류를 배신했다고? 아니, 나는 그를 더 잘 안다. 그는 카를로스를 위해 펠리페를 버리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가르침을 이어받을 젊은이를 위해 노인을 저버린 것에 불과하다. 아비의 지는 해는 새로운 날의 과업을 더 이상 비추어줄 수 없다. 새로 떠오를 아들의 해에게 맡겨야 했겠지. 아 - 뻔한 일이다! 나의 퇴장을 기다리는 게로구나.
알바: 이 편지를 읽어 확인하십시오.
펠리페: (일어선다) 그는 착각했다. 아직도, 아직도 나는 버티고 있다. 자연이여, 네게 감사한다. 아직도 내 힘줄에는 젊은이와 같은 힘이 느껴진다. 나는 포사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말겠다. 그의 미덕이란 몽상가의 망상에 불과할진저. 그의 죽음은 어리석은 헛짓이 되리라. 그의 추락이 그의 친구와 그의 세기를 짓누르게 하라! 나를 사라지게 할 수 있을지 어디 보자꾸나. 세상은 이 저녁이 지속되는 동안은 아직도 내 것이다. 나의 해가 진 뒤 향후 열 번의 인간들의 세대가 이어지도록 아무도 풀 한 포기 수확할 수 없게 이 저녁을 이용해 모든 토양을 불태워버리련다. 그는 인류를 위해, 그의 우상을 위해 나를 버렸다. 인류는 내게 그의 값을 치러야 한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의 꼭둑각시를 가지고 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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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네 이런 미친년 봤음? 남자에게 버림받았다고 이만한 스케일로 도는 여자든 게이든 어디서 봤음? 나 이 독백 처음 읽었을 때 소감이 "헐 세상에 이런 미친년이 있나"였음. 왕 주제에 아들에게 질투하고 인류에게 질투하다 인류 멸망의 계획을 세우는 미친년임.ㅋㅋㅋㅋㅋㅋ토니오가 "임금님은 우셨단 말이다!"라고 말했지 "임금님은 도셨단 말이다!"라고 말을 안 한 건 여기까지 진도를 못 빼서였을 거임.ㅋㅋㅋㅋㅋ
저 장면에 대해 내가 마이너폴리스에 쓴 독후감을 그대로 옮겨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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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일 골때린다고 생각한 부분이 뭐냐면요, 이 영감이 돌아버린 게 로드리고가 자신을 배신했다든가 로드리고가 죽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녜요. 그 정도 슬픔은 견딜 수 있었음. 근데 로드리고가 '다른 걸 위해' 자신을 버렸다는 데서 질투의 발작을 일으켜 돌아버렸다는 게 웃겨요ㅋㅋㅋㅋㅋ. 처음에는 포사가 자기 첫사랑이었다느니 정말로 사랑했다느니 순정질을 좀 하지만 포사가 카를로를 위해 죽었다는 사실에 딥빡침을 느끼며 질투의 발작을 하죠. 도저히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포사는 인류를 위해 죽은 거라고 마인드 콘트롤을 하며 자가세뇌를 하는데 ㅋㅋㅋㅋ 그랬더니 인류한테 짜증이 남ㅋㅋㅋㅋㅋ인류라는 년도 죽일 년임. 그래서 펠리페vs인류로 머리 끄댕이 잡고 맞장 한 번 떠보겠다고 저러는 거임, 저 미친년이 ㅋㅋㅋㅋㅋ. 쉴러가 쩔긴 쩔어요. 저런 광년이 캐릭터를 창조해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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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정황 증거로 우리는 포사가 펠리페를 따먹었음을 확신할 수 있음. 안 잤는데 저 정도로 돌겠음? 설사 체위상으로는 펠리페X로드리고였다 해도 뒤통수를 친 건 로드리고고 당한 건 펠리페임. ㅋㅋㅋ하여간 쉴러고 베르디고 "우리는 포사가 펠리페를 따먹었음을 밝혀냈지만 상연 시간의 부족으로 적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밝혔으므로 나라도 그 둘이 어떻게 잤는지를 써야한다는 책임감을 느꼈음.
그래서 나는 마이너폴리스에 "내가 데네파라 이래 드디어 귀의할만한 2.5 차원 커플링을 얻었다!"라고 밝히며 로드펠에 한 몸 바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음. 아, 이게 몇 년 만에 가져보는 지지커플링이란 말인가...ㅠㅠ 근데 이 감격에 찬 순간 나의 대의를 훼방놓는 악의 세력이 있었음. 바로 그 전까지는 나의 빠순 동지인 a 님이었음.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설명했는데 나는 내남자병 걸린 빠순이고 a 님은 내새끼병 걸린 빠순이였음. 이 둘이 오빠를 보는 관점이 얼마나 다른지 직관적으로 알려주겠음.
<a 님이 양농장에서 키우던 오빠 이름 붙인 양>
<반면 내가 오빠 이름 붙여 키우는 양은 품종이 이럼>

아직도 뭐가 문제인지 실감 못하는 사람을 위해 다른 자료도 보여주겠음. 로드펠에 귀의하기로 마음 먹은 후 나는 농장에 펠리페 이름과 로드리고 이름을 붙인 양을 들였음. 얘네들임.

우리 애들 이쁘지?(으쓱) 둘 다 캐쉬 양임. 내가 얘네 들이느라 캐쉬질 좀 했음. 한편 a 님도 호모녀라 농장에 우리 오빠 상대역으로 들인 양이 있었음. 그 양은 이렇게 생겼었음.

저기 딸기 얹은 분홍이가 우리 오빠(웩), 블루베리 얹은 애가 그 파트너. 그래도 이전까지 우리 둘은 평화롭게 공존했음. 내가 기본적으로 멀티러라 딱히 지지 커플링이 없는 동안에는 a 님이랑 같이 놀아줬기 때문임. 세상에 우리 오빠로 호모 팬픽질하는 코어팬이 나랑 a 님 단 둘인데 둘이서 커플링으로 싸워서 뭐하겠음. 그래서 내남자병 환자와 내새끼병 환자는 마이너폴리스에서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었음.
그러나 로드펠로 나에게도 지지커플링이라는 게 생겼음. 나는 벅찬 감동을 참지 못하고 마이너폴리스에 출사표를 던졌음. 그랬더니 저 a 라는 여자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한 줄 앎? 내 출사표 조회수 1 일 때 첫빠따로 다음과 같은 댓글을 달았음.
'로드펠 안 됨! 다만 펠로드로 귀의한다면 간간이 거들어주겠음. 로드펠은 수용불가함. 더불어 로드칼보다는 칼로드.'
이게 사람이 할 짓임? 다시 말하는데 몇 년 만에 지지 커플링이 생겨 출사표 던진 사람한테 조회수 1 일 때 득달같이 달려와서...내참 조회수가 3 이나 5 정도 됐더라도, 먼저 다른 댓글이 달려만 있었어도 내가 뭐라 안 함. 내가 이 댓글 받고 a 님을 마이너폴리스에서 추방해버리고 인연을 끊었더라도 동인녀들은 다들 날 이해해줬을 거임.
그러나 불행히도 a 님은 마이너폴리스의 부시삽이었고(...) 내 유일한 팬덤 동지였음. 쫓아내면 나밖에 안 남음. 나 혼자 팬픽 써야 함. 우리 오빠가 베르디 부를 때마다 같이 쳐비웃을 사람이 없어짐. 그래서 나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웃으면서 "펠로드도 좋죠, 저 리버스도 수용함 ^^ 로드펠 다 쓰면 펠로드도 쓸게요 ^^" 하고 답했음.
내가 이렇게까지 했으면 좀 알아쳐들어야 할 거 아님? 근데 a 님은 그 후로 내가 로드펠이나 로드칼 연성물을 올릴 때마다 득달같이 달려와 악플을 달고 로드리고가 깔려야 한다며 고나리를 해댔음. 내가 이 블로그에서 샤퐈들에게 당한 고나리는 a 님에게 당한 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임. 남의 팬덤 쌈질 구경하는 건 밥 먹고 소화 안 될 때 하면 딱 재미지지만 내 팬덤에서 벌어지는 내 싸움은 먹던 밥이 얹힘. 시발 샤퐈들이 달아준 200 개 넘는 댓글은 메이저 블로거 대리체험 하는 데 도움이나 되지 a 님이 내 연성과 짤들마다 꼬박꼬박 달아준 악플은 팬덤 망신임. a 님은 자기 딴에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안중근의 신념으로 이 세상에서 오빠 공이라는 절대악을 뿌리 뽑아야한다는 의분으로 나를 따라다니며 악플을 달았는지 모르겠지만 남들 보기에는 한낱 테러리스트에 불과함. 알 카에다같은 여자임. 뭐 알 카에다도 지들은 신념이 있겠지. a 님처럼.
그나마 아직 카페가 두 동강이 안 난 건 내가 멀티러라서 그럼. 난 펠로드 칼로드도 수용함. 다만...펠리페가 포사 후작 부인이 되는 건 해피 엔딩 같은데 로드리고가 펠리페 왕비(...웩) 되는 건 언해피로 느껴질 뿐임. 왜냐면 펠리페는 등극하자마자 파산 신청하고 재위 내내 네 번이나 파산한 남자라 로드리고가 펠리페네 집안에 들어가면 파출부 뛰어가며 궁정 건사해야 한단 말임. 시발 오빠 간지 떨어지게시리...뭐 어쨌거나 로드펠 쓰고 나면 펠로드던 칼로드던 로드리고 수로도 뭔가 쓰긴 할 거임. a 님은 알페스 쪽이라 저리 악플은 달아도 실제 펠로드를 써내진 못하거든. 스스로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못 이루면서 불평만 하는 인간의 전형인데 하여간 로드리고랑 펠리페로 커플링 미는 건 나뿐이니 로드펠이랑 펠로드랑 둘 다 내가 해쳐먹으면서 블루 오션을 누릴 거다.
나뿐인 건 물론 토니오 크뢰거의 저자 토마스 만이 고인이 되어놔서. 불쌍한 토마스 만. 57 년만 더 살았어도 내가 동지가 되어줬을텐데 ㅉㅉ 하여간 이리하여 토니오보다 어린 나이였을 때 "임금님이 우셨단 말이다!"를 보며 좀 이상한 오빠라고 생각했던 나는 토니오의 이모뻘이 되어 같이 외치게 되었음. 임금님이 우셨단 말이다, 알았냐, 머글들아?! 허흐흦ㄷㄱ래ㅑㄴ여ㅗ하니ㅣㅏ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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